주식을 공부한다고 하면 열에 아홉은 "일단 S&P500부터 사"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막상 왜 사야 하는지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은 드뭅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유명하니까, 버핏이 추천했다니까 사야겠다 싶었습니다. 지금은 KIWOOM S&P500&배당다우존스비중전환이라는 상품을 통해 S&P500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S&P500이 뭔지 모르면 ETF 고르는 게 의미가 없습니다
S&P500이 도대체 뭔지 한 번이라도 제대로 따져본 적 있으신가요?
S&P500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500개를 묶어 만든 지수(Index)입니다. 여기서 지수란, 여러 기업의 주가 흐름을 하나의 숫자로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국의 코스피가 한국 증시 전체를 하나의 숫자로 표현하듯, S&P500은 미국 대표 기업들의 평균 수준을 나타냅니다.
이 지수를 구성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S&P500은 시가총액 가중 방식을 씁니다.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란, 회사의 몸값(주가 × 발행 주식 수)이 클수록 지수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초대형 기업이 S&P500 지수의 등락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칩니다.
S&P500 하나를 사면 이 500개 기업에 자동으로 분산 투자되는 셈입니다. 한 기업이 무너져도 포트폴리오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게 핵심입니다. 제가 직접 공부해보니, 이 분산 효과야말로 초보 투자자에게 S&P500이 권장되는 가장 실질적인 이유였습니다.
핵심 포인트:
- 지수(Index): 여러 주식의 평균 흐름을 숫자 하나로 표현한 것
- 시가총액 가중 방식: 회사 몸값이 클수록 지수 비중도 커지는 구조
- 분산 투자 효과: 500개 기업에 자동으로 나눠 담기는 구조
그렇다면 이 지수를 어떻게 사냐고요? 바로 ETF(Exchange Traded Fund)를 통해서입니다. ETF란 인덱스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 올려놓은 상품입니다.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어서 일반 펀드보다 훨씬 편리하고, 종목을 직접 고를 필요가 없으니 수수료도 저렴합니다. 이처럼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투자 방식을 패시브 투자(Passive Investment)라고 합니다. 패시브 투자란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직접 고르는 대신, 지수 구성을 그대로 복제해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VOO, TIGER, KIWOOM… 어떤 걸 골라야 할까요
상품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고르기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처음에 그 목록 보고 멍해졌습니다.
미국 주식 계좌가 있다면 달러로 직접 살 수 있는 대표 상품은 VOO, IVV, SPYM, SPY입니다. 이 중 장기 적립식 투자에 가장 많이 쓰이는 건 VOO입니다. 운용자산이 약 8,850억 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이고, 총보수(Expense Ratio)가 연 0.03%로 매우 저렴합니다. 총보수란 ETF를 운용하는 데 매년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비용으로, 낮을수록 장기 수익률에 유리합니다. (출처: Vanguard 공식)
환전이 번거롭다면 국내 증권사 계좌에서 원화로 살 수 있는 TIGER 미국S&P500, KODEX 미국S&P500, ACE 미국S&P500, RISE 미국S&P500 같은 상품을 쓰면 됩니다. 이때 광고에서 보이는 총보수만 보면 안 됩니다. 실부담비용률(TER, Total Expense Ratio)이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실부담비용률이란 총보수에 기타 운영비용, 매매 중개수수료까지 모두 합산한 실제 비용입니다. TIGER 미국S&P500의 실부담비용률은 약 0.14%로 국내 상품 중 가장 낮습니다. (출처: 미래에셋자산운용)
저는 이 중에서 조금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KIWOOM S&P500&배당다우존스비중전환이라는 상품입니다. 이 상품은 TDF(Target Date Fund)와 비슷한 구조인데, 현재는 S&P500(성장) 75%와 배당다우존스(배당) 25% 비율로 운용되다가 2040년이 되면 S&P500 25%, 배당다우존스 75%로 자동으로 비율이 바뀝니다. 따로 리밸런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비율 조정 같은 귀찮은 작업을 자동으로 해준다는 게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꽤 실용적이더군요.
상품 선택에서 수익률만 보면 아마 나스닥100을 고르게 됩니다. 실제로 나스닥100은 IT 기업 100개에 집중 투자하는 구조라 상승장에서 더 가파르게 오릅니다. S&P500은 500개 기업에 분산되어 있어서 나스닥100보다 바구니가 훨씬 크고, 그만큼 특정 섹터 충격을 흡수하는 힘이 있습니다. 수익이 조금 낮더라도 오래 들고 갈 수 있는 상품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워런 버핏이 S&P500을 추천한 진짜 이유, 미국인들의 노후 자산과 연결됩니다
워런 버핏이 S&P500을 추천했다고 알고 있는 분들, 그런데 그 이유가 단순히 "미국 경제를 믿어서"라고 생각하신다면 절반만 맞습니다.
버핏은 2013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 서한에서 자신이 사망한 후 재산의 90%를 S&P500 인덱스펀드에 넣으라고 명시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주식 투자자가 개별 종목도, 자기 회사도 아닌 지수 추종 상품을 선택한 이유가 뭘까요?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버핏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전문 펀드매니저들도 장기적으로는 S&P500 지수를 이기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버핏은 2007년 헤지펀드 운용사와 10년짜리 내기를 했고, S&P500 인덱스펀드가 압도적으로 이겼습니다. 이처럼 전문가가 직접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투자(Active Investment)는, 전문가가 리서치와 매매를 직접 수행하는 만큼 수수료가 높고 장기 수익률이 오히려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S&P500은 1957년 이후 연평균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1,000만 원을 30년 놔두면 복리로 약 1억 7,000만 원이 됩니다. 미국인들이 401(k)라는 퇴직연금 계좌에 S&P500을 채워 넣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401(k)란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로, 한국의 IRP(개인형퇴직연금)와 유사한 구조입니다. 납입 시 세금 없이 복리로 불리다가 은퇴 후 인출 시 세금을 내는 방식이라, 수십 년 장기 투자에 매우 유리합니다. 미 연준 조사에 따르면 401(k) 보유 미국인 중 S&P500에 투자하는 비중이 2020년 47%에서 2023년 53%로 늘었습니다. (출처: Federal Reserve 2022 Survey of Consumer Finances)
한국도 같은 구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IRP나 연금저축 계좌에 국내 상장 S&P500 ETF를 담으면 세금 혜택을 받으면서 장기 적립이 가능합니다. 제 경험상 이 구조를 이해하고 나니 투자가 훨씬 단순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개별 종목이 오를지 맞히려 하는 게 아니라, 미국 경제 전체의 흐름에 올라타는 방식이니까요.
S&P500이 완벽한 상품은 아닙니다. 하락장에서 -30%, -40%까지 빠지는 구간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그 하락을 견디고 기다린 투자자는 대부분 원금을 회복하고 수익을 냈습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래 들고 있을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S&P500을 계속 가져갈 생각입니다. 처음 투자를 시작한다면, 복잡하게 고민하기 전에 연금 계좌에 S&P500 ETF 하나부터 쌓아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 Vanguard VOO ETF 공식 페이지